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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48개월 아이 변화 (36개월과 비교하여)

by 제이제이 99 2023. 6. 7.

아이의 생일이 지남으로써 48개월을 넘겼다. 이제 곧 영유아 검진도 해야하고 걱정이 태산같던 차, 약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지난 글을 읽어보았는데.. 놀랍게도 어떤 면들은 발전한 반면, 어떤 부분들은 거의 제자리였다. 그리고 그 원인은... 부모인 나 때문이었다. 

보라색은 36개월 당시의 기록대로, 검정색은 48개월 현재를 기록해본다.

-한단어 발화가 가능하다. 한단어를 기준으로 하면 최소 100단어 정도는 말할 수 있다. 100단어에는 따라하는 단어도 포함이며 100단어에 포함되지 않은 어려운 단어는 일부만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먹고 싶어요 -> 먹고..)

-세단어 연결, 네단어 연결이 가능하지만 주로 말하는 건 두단어 연결, 세단어 연결이다. 어휘의 수준도 올라갔고 단어 수는 300개가 넘어가면서 세지 않았다. 특정 표현은 정확한 의미를 아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컨대 '쥐가 났다' '혀 깨물었다' '맵지만 맛있다' 등의 표현이다. 표현하는 말 중 자발어와 반향어의 비중은 반반 정도로 따라하는 반향어보다 지연반향어가 더 많다. 지연반향어는 예전에 배웠던 어떤 말을 갑자기 하는 것이므로 남들이 보면 뜬금없는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쌩뚱맞은 말들을 늘어놓으면서도 "쉬하고 싶어요." "방구를 뿡했어." 같은 말들은 상황에 맞게 쓰기 때문에 우선은 걱정스러운 부분은 무시하고 장점만 보기로 했다.    

 

- 1-20까지는 한글로, 1-10까지는 영어로 말할 수 있으며 알파벳은 50% 정도 읽는다. 

- 현재 한글로 읽을 수 있는 숫자는 40까지이며 영어로는 30까지이다. 알파벳은 전부 다 읽는다. 사실 36-42개월까지 아이의 상태를 심하게 의심하며 괴로운 나날들을 이어갔는데 그 때 문자와 숫자 브로마이드를 다 떼버렸다;; 그래서 아이는 최근까지 높은 숫자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2주 전에 급하게 100까지 적혀 있는 브로마이드를 사서 붙였고 붙인 날 20-30까지, 그 다음날 30-40까지를 함께 읽고, 혼자서도 읽었다. (생각보다 쉽게 읽어서 좀 놀랐다.)

영어로 읽는 건 어린이집에서 하기 때문인지 30까지는 읽고 알파벳도 안다. (하지만 영어에 대해서는 별로 가르치고 싶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 색깔을 영어와 국어로 말할 수 있고 모양은 영어로만 말할 수 있다. 

- 색깔, 모양 모두 국어와 영어로 말할 수 있다. 색깔은 약 5가지 색깔을 아는 것에서 이제는 10가지 이상의 색깔로 확장됐고 색깔과 맛에 약간 집착을 보인다. 최근엔 맵다 짜다 달다 놀이에 빠졌는데, 손가락으로 뭔가를 찍어오면 무슨 맛인지 말해줘야 한다. 이왕 하는 김에 브로마이드에 있는 문어나 거북이, 악어나 불가사리를 찍어오라고 했는데 곧잘 찍어왔다. 아이는 맛에 대한 엄마의 과장된 반응을 보고 싶어서 그런 것이었으나 덕분에 아이가 해양생물에 관심이 전혀 없으면서도 기본적인 생물 이름은 알고 있구나, 안심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거나 착석이 안되는 등의 문제는 없다. 대소변은 못 떼서 기저귀 착용. 

- 이사로 인해 어린이집을 바꿨고 40개월에 낮기저귀를 떼기 시작했다. 밤기저귀를 완벽하게 뗀 건 46개월 경이다. 이 정도면 무난하다고 생각되는데, 문제는 아직도 가끔씩 실수를 한다는 것. 착석이나 식사, 단체생활에 큰 문제를 보이진 않으나 기저귀를 뗀 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 가끔씩 소변 실수를 해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바지를 갈아입고 온다. 소변을 단순히 흘린 것도 포함이라 어린이집 선생님은 괜찮다고 하지만 전날 잠을 못 자서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좋을 땐 하루에 실수를 여러번 하기도 해서 난감하다.  

또래관계는 현재 아이들과 병행놀이를 하지만 딱히 어울리지는 않는 수준이다. 관심만 있는 수준? 최근에 '누구야?'라는 질문을 이해했는지 친구 이름을 말하기도 했는데 10명 중에 3,4명은 이름을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물어보면 생각하다가 "친구"라고 대답함)  

 

- 100개 질문에 2개 정도 대답하는 수준이며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이 1도 없다.

- 100개 질문에 15-20개? 정도 대답하는 수준으로 발전. "뭐야?" 와 "누구야?" 는 이해하고 답하며, 고르는 것도 대체적으로 이해하고 행한다. 또래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관심이 생겼고 형과 누나들, 선생님에게는 더 많은 관심이 생겼는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43개월 경에 놀이치료수업을 일주일에 한번 하게 됐는데 거기서 노는 법을 조금 알게 된 느낌이다. 하지만 놀이치료는 선생님이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놀이를 하므로 또래와 어울리는 방법은 여전히 모른다고 할 수 있다. 

 

-선긋기, 동그라미와 네모와 십자가 그리기, 자전거 폐달밟기, 색종이접기를 모두 못해서 영유아 검진때 추적검사를 권유받았다. 

- 지금은 색종이 빼고는 다 할 수 있게 되었다. 색종이는 아이가 싫어하기도 했고 왠지 부모도 자신이 없어서 시도를 못했다. 색종이교실에 데려갔지만 멍하게 앉아있기만 했고 그 수업 이후에 문화센터 자체를 거부했으므로. 현재 어린이집에서 미술수업을 하는데 색종이는 유난히 싫어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색종이 부분은 부모가 좀 더 노력하던지 아니면 아예 이 부분을 좀 더 기다려주던지 해야 할 것 같다.  

 

- 소꿉놀이를 하지 못한다.  

- 색깔을 칠하고 동화책을 읽고 블럭과 퍼즐을 맞추고 몸놀이를 하고.. 이런 면에 있어서 생기는 상호작용들은 확실히 늘었는데 이상하게도 역할놀이는 거의 늘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고 주사를 놔주고 약을 발라주고 이런 상호작용은 하지만 서로 역할을 정해서 시연해보는 건 전혀 할 수 없다. 이건 솔직히 부모가 어떻게 놀아주는지 잘 모르겠어서 피한 결과이기도 하다. 아이는 아직까지 요구하는 말만 늘었을 뿐 대화는 어려워서 역할놀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우리 또한 이해하지 못할 거라 짐작하고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   

 

36개월에 비해 현저히 발전한 것

 

- 책에 대한관심: 아직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이해도도 떨어지고 책을 가지고 오는 빈도수도 적지만 그래도 추피책 같은 건 추피가 뭐하고 있는지 말하는 수준은 되었다. 스토리텔링은 어려워도 동화책이 표현하고자 하는 일러스트는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는 수준이랄까.

 

- 눈맞춤의 빈도와 질: 40개월이 넘어가면서부터 점점 진해지더니 요즘에는 그냥 평범한 보통 아이들만큼 자주 엄마에게 오고 보고 웃는다. 예전에는 자주 딴 곳을 바라보고 엄마 아빠도 안본다 이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자주 딴 곳도 보고 엄마도 보고 아빠도 본다.. 이런 느낌이다. 눈빛도 장난끼가 어려있거나 서운함이 담겨있거나 하는 등, 다채로워졌다.

 

- 호명반응: 36개월에 20% - 40% 정도였던 호명반응이 지금은 70%-80% 정도 된다. 그냥 집중하고 있을 때 안 쳐다보는 정도라서 이 부분은 걱정이 사라졌다. 

 

- 노래: 노래를 거의 하지 않고, 노래를 듣는 것만 좋아했다. 게다가 손을 자세히 보는 감각추구도 있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47개월 엄마 생일 때 생일축하노래를 시작으로 한두개 노래를 부르기 시작, 가사가 기억이 안나면 마음대로 부른다. 노래에 마음대로 가사를 붙이며 어휘를 늘려가나? 싶을 떄도 있다. 

 

-호기심: 대부분의 활동에 수동적이었던 아이가 최근에 좀 달라졌다. 새로운 걸 스스럼없이 하는 모습을 조금씩 보이고 눈빛에 생기가 돈다. 엄마만의 느낌일까 했는데, 놀이치료 선생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생일 무렵 꼭 한번씩 아픈 아이가 이번에도 아팠는데 그 후에 뭔가 변한 느낌이 들었다. 아프면 성숙해진다더니 그래서일까? 물론 흥미없을 때는 곧장 예전의 그 관심없어요 눈빛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암기: 어린이집에서 달마다 동시를 외우게 하는데 이제까지 한번도 도전해 본 적이 없었다. 4세반에서는 외우는 애들보다 딴짓하는 애들이 많아 안일했던 것인데, 5세가 되자 아이들이 예전과 달리 다들 외워오기 시작했다. 달마다 어린이집에서 올려주는 동영상 속 내 아이만 멍하니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처음으로 도전해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암기를 엄청 잘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자동차가 들어가는 동시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한달 내내 차 안에서, 밥을 먹으면서 즐겁게 동시를 외웠고 그 결과 내 아이도 아이들과 섞여 동시를 낭송할 수 있었다. 물론 리듬이 다 틀려서 애들이 다 말하고 나서야 혼자 허공에 외치는... 그런 당혹스러운 장면이었으나 괜찮다. 괜찮다..;;; 

 

36개월과 비슷한 수준인 것 (앞으로 노력해야 할 지점) 

 

- 단추 잠그기는 여전히 못한다. 이걸 보고 눈과 손의 협응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아이는 자신의 손이 뭘 하고 있는지 자세히 쳐다보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단추 잠그기는 어려웠다. 같은 맥락으로 양말신기, 팬티 앞뒤 맞춰서 입기 등도 어려운데 그래도 단추보다 어려운 건 없어 보인다. 

 

- 공에 대한 것: 공 굴리기와 발로 차기는 좀 발전했으나 굴러가는 공을 세우거나 날아오는 공을 받는 건 전혀 안된다. 눈이 안 따라가는 걸 보니 관심 자체가 없는 것 같다. 공을 던져도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 못했달까... 

 

- 제한된 관심사: 아는 건 많아졌고 활동도 다양해졌는데 차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며 버스, 구급차 등 종류만 옮겨갈 뿐 차의 카테고리는 변하지 않는다. 굳이 변화라 하면 기존에 버스, 구급차, 택시 등 종류를 말하는 것에서 파란 버스, 초록색 버스, 뒷문, 앞문 이런 식으로 좀 더 디테일해진 것? 

 

-대답: 이 부분이 제일 걱정스러운데... "네" 대답을 아직도 잘 못한다. "대답해야지" 의 반응이 "네"라고 여기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면 잘 들어야 한다, 반응을 해줘야 한다, 는 개념이 없다보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할 줄 알고 필요한 말도 하고 물어보는 것에도 답을 할 수는 있는데, 동의와 공감을 구하는 건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건 수박 아니고 사과야. 알겠지?" 하면  "네"라고 안 나오고 "이건 수박 아니고 사과." 이런 대답이 나온다. 뒤이어 "사과야"라고 반복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말은 이해한 걸로 보이지만 "네"를 쓸 수는 없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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