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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비올때가기좋은곳 #체험학습)

by MJKU 2023. 7. 20.

장마가 길어지면 아이와 엄마는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방황하기 시작한다. 

갈 곳이 항상 마땅치 않을 땐 키즈카페를 갔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키즈카페를 선호하지 않는다. 시간 대비 비싸고 날씨가 궂은 날이면 붐비는 데다가 대근육이 빠른 아이에게 키즈카페가 굳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아이는 대근육을 제외한 모든 것 (소근육, 인지, 언어, 사회성,자조)가 약간 혹은 많이 늦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제일 좋은 활동은 집에서 엄마 아빠와 밀착해 오리기나 색종이접기를 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아이는 유독 오리기와 종이접기를 싫어했고 이런 활동이 부모로서도 꽤 스트레스가 쌓이는지라 결국 여기저기 알아보다 서대문구에서 운영하는 자연사박물관을 찾아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서대문구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마포구, 은평구, 서대문구, 종로구에서 가깝다. 연희동 쪽에 위치해 있는데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좀 놀랐지만 차로 가니 집에서 1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대가 높아서 아이를 데리고 걸어올라가는 건 힘들다.  대중교통은 버스가 있는데 163번 정도가 가장 가까운 정류장인 자연사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려주고 상당수의 버스는 언덕 아래에 있는 정류장에 서기 때문에 언덕을 걸어올라가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동차 또는 택시 이용을 추천한다. 

자연사박물관 자체 주차장은 넓지 않은데, 대신 주말에는 주변 중학교를 오픈해 주차장으로 쓴다.

주차비는 하루 2천원으로 굉장히 저렴한 편. 게다가 어린이 한명 어른 한명으로 티켓을 끊었는데, 아이의 생년월일을 물어보고는 바로 무료티켓으로 전환해주셨다. 결국 어른 한장으로 들어간 셈인데, 주차비는 물론 티켓까지 저렴해서 인상적이었다. 입구 앞에는 기다란 미끄럼틀이 있는데 아이가 여기서 떠나지 않겠다고 해서 난감했다.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서 타지도 못하는데... 안에 사탕이 있다는 거짓말로 겨우 달래서 들어갔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지자체가 계획하고 세운 자연사박물관이라고 한다.

최근 리모델링까지 마친 박물관 내부는 상당히 깨끗하고 잘 꾸며져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냉방이 아주 잘되어 있다는 것...! 춥지도 덥지도 않게 적당히 시원했다. 구성도 매우 좋았는데 고대생물, 해양생물, 육지생물, 우주관 등 섹션별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음은 물론, 곳곳에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에게 활동을 제공할만한 장소들도 있었다. 퍼즐놀이를 해본다던지 화면에 글씨를 써본다던지 하는 식이었다. 또한 박물관이 지루해질만한 포인트에 버튼을 눌러보거나 만져보는 섹션들이 있었고 심지어 타보는 게 가능한 모형도 있었다. 짜증낼 때마다 한번씩 들러보는 포인트가 있어 어찌나 다행인지. 

 

떠들어도 됩니다. 만져봐도 됩니다. 사진촬영도 됩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조용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박물관이라 대부분의 아이들이 적당히 조용히 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박물관에서 지켜야 하는 정숙함은 없었다. 박물관 곳곳에 "눌러보세요." "만져보세요" 표지판도 있었고, 사진 찍는 것도 가능했다. 플래쉬만 터뜨리지 않는다면. 

만 4세가 갓 지난 아이에게 박물관과 갤러리는 끔찍하고 지루해 죽겠는 곳이다. 눈으로 보기만 할 뿐 말할 수도 없고 달릴 수도 없는 곳이니까. 그래서 한번도 박물관에 가본 적이 없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 아이에게 첫 경험인 셈이다. 여기 왔더니 아이가 의외로 너무 잘 따라줘서 기특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우주공간을 꾸며놓은 곳은 무섭다고 울고, 말이 안 통한다 싶으면 여기저기 드러눕기 일쑤. 게다가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르겠다고 난리를 치고, 간식을 주는 시간에만 유일하게 조용히 앉아 있었다.  

 

첫 박물관 경험의 의미 

아이가 난동을 피울 때마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지만, 나름의 소득도 있었다. 아이가 의외로 해양생물에는 관심이 있다는 것. (오징어 튀김 떄문인 것 같다), 전시된 호랑이와 기린이 인상 깊었는지 집에 와서도 한번씩 알은 척을 했다는 것 (레고로 동물을 기차에 태우는 등), 그리고 안 가겠다고 떼쓰더니 마지막엔 3층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40분 정도 즐겁게 놀았다는 것이다. 첫 박물관 투어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TIP: 3층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는 북카페 형태로 책을 읽는 도서관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합쳐진 모양이다. 비용은 따로 없지만 예약을 해야 한다. 시간제로 한정된 인원만 들어가기 때문에 3층에 가서 미리 예약했다가 해당 시간에 가서 한시간 노는 것을 추천한다. (예약할 때 시간 스티커를 티켓에 붙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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