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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느린아이와 함께하는 카라반 여행 (#가평 #동물카라반펜션)

by MJKU 2023. 6. 29.

아이의 자극을 발달시키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여행을 가기로 했다. 6월의 여행은 카라반 펜션. 느린 아이라 말도 잘 안 통하고 좁은 곳 싫어하고 답답하면 떼를 쓰기 때문에 두려웠는데 결론적으로는 참 괜찮았다. 
 



여행을 하기로 결심한 후부터 다양한 곳에서 숙박을 했다. 펜션은 기본이고 호텔, 모텔, 글램핑용 텐트, 그리고 이번이 카라반이다. 사실 작년 8월에 바닷가에 있는 글램핑장에 머물렀는데 그 때 아이가 너무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올해도 같은 곳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1박 2일로는 아쉬워서 2박 3일로!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글램핑장이 방음에 너무 취약해 밤에 잠들기가 어렵다는 것. (안 그래도 덥고 지쳤는데 밖에서 누군가 술파티이라도 벌이면... 후.... 파티가 끝날 때까지 잠들 수 없다) 
 
당시 글램핑장 건너편에는 캠핑카가 설치돼 있었고 그 장소를 떠날 때 즈음 내년에는 캠핑카에서 한번 지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걱정도 됐다. 글램핑 텐트보다 훨씬 작아보이는 차 안에서 아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가뜩이나 좁고 어두운 곳을 무서워하는 아이라서 공중화장실도 싫어하는데... 
그래서 캠핑카를 체험하기 전, 시험삼아 캠핑카와 비슷한 카라반에서 지내보기로 했다. 마침 숙박할인대전(?)이 시작돼 아주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다. 가평에 있는 동물카라반 펜션이었는데, 동물 모양이라 아이에게 좀 더 친근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가평의 동물 카라반 펜션. 
 

카라반 옆 계곡


시설을 보니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꽤 괜찮은 구성이었다. 아래쪽에 세 가지 동물로 된 카라반이 있고, 위쪽으로 글램핑장이 있다. (글램핑장과 카라반은 지대 자체가 분리돼 있어 접촉할 일이 없다) 카라반 앞쪽으로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수영장이 있고 그 옆으로 큰 트램플린과 작은 목마, 해먹(?) 등을 갖추고 있었다.

카라반 사이트 옆으로 1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시냇물같은 작은 계곡이 있었는데 유아들이 안전하게 놀기에 적당했다. 


수영장엔 기본적으로 튜브가 구비돼 있어서 편리했다.

수심도 매우 좋았는데, 키가 110센치 정도 되는 아이가 혼자서 서서 놀만한 걸 보니 수심은 한 80센치 - 90센치 되는 것 같았다. 수영장 옆엔 매점이 따로 있었는데 간단한 맥주, 음료, 간식, 일회용품 등은 구매가 가능했고 무료로 이용가능한 조미료도 함께 있었다.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 보통의 펜션답지 않게 출발 전날 기본 안내사항을 정리한 이미지를 미리 문자로 보내준 것이었다. (무료로 쓸수 있는 것과 가져와야 할 것, 기본 위치, 그밖에 알아야 할 사항 등등)

쓰다보니 본의아니게 홍보같이 적혔는데...;;; 전체적으로 유아친화적이라는 걸 설명하고 싶었다. 
 


카라반을 처음 이용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부가 생각보다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었다.

짐이 너무 많아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ㅜㅜ) 내부는 2층침대 + 주방 공간 + 화장실이다.  침대 하나당 두사람이 잘 정도의 공간이었으므로 3인 가족에게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좀 작은 펜션 느낌? 이라고 해야 할까. 카라반 앞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별도의 데크가 마련돼 있고 벤치형 테이블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주택이 아닌 카라반의 특성상 내부 싱크대에 기름을 버리면 안된다거나 고기를 구우면 안된다는 별도의 규정들이 있었지만 크게 까다롭진 않았다. 
 
카라반에서 하루 지내본 결과, 카라반 자체는 좋았지만 기본적으로 카라반과 캠핑카에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비슷할 줄 알았는데 카라반이 좀 더 크고, 더 집(?) 같다고 해야 하나...?  "카라반=캠핑카" 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제서야 두 개가 꽤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카라반: 자동차에 매달아 끌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이동식 주택 
캠핑카 : 장기간 여행을 하면서 조리와 숙박이 가능하도록 만든 자동차
 
카라반은 기본적으로 "주택"이었고 캠핑카는 말 그대로 "자동차"였으므로 8월에 아이가 경험하게 될 캠핑카는 아무래도 훨씬 더 작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거부감 없이 내부와 외부를 왔다갔다 하며 잘 지냈다는 건 큰 소득이었다. 덧붙여 작년까지는 수영장을 무서워해서 돌처럼 굳어있거나 엄마한테 꽉 안겨있기 바빴는데 (물론 나중엔 적응해서 안긴 채로 놀긴 함) 이번에 보니 혼자서 튜브를 끼고 아주 즐겁게 놀고 있더라.. 
 
결론적으로 좁고 어두운 장소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카라반은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침대와 주방이 있는 구성 때문인지 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다만 화장실에는 조금 거부감을 보였고 놀다가 "집에 가고 싶어"고 몇 번 말하기도 했다.
계곡은 아이가 특히 좋아했는데 평소엔 물에 젖는 걸 싫어하면서도 계곡에서 젖는 건 개의치 않아하는 게 신기했다. 

 

여름을 겪어봤으니 가을에 한번 더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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