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가기 전에 남기는 영유아검진 후기 (*결과 안좋음 주의)
영유아검진은 사실 여름 직전에 있었다. 그것도 끝까지 기다렸다가 마감일을 하루 이틀 앞두고 실시한 검진이었다.
아이가 발달지연인 부모는 종종 이렇게 얘기한다. 영유아검진 무섭다고, 가기 싫다고.
문진표에 나와 있는 다수의 질문에 '할 수 없다'고 표기하는 것,
어쩌면 문진표의 전체에 할 수 없다고 표기하고는 무슨 선고를 받는 것처럼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에 가는 것.
영유아 검진이란 그런 것이다.
19년생 코로나 베이비였던 아이는 12개월 영유아검진을 건너 뛰었다. 그 때에는 코로나가 무서워서
영유아 검진을 잘 가지 않았고 국가에서도 용인해주던 시기였다.
결국 24개월, 만 2세 때부터 영유아검진에 가기 시작했는데, 첫 검진은 아빠가 대신 갔다왔고 무난하게 통과했다.
남편의 후기는 이랬다. "아이가 말을 하나요?" "아뇨. 아직 못하는데요."
"눈은 자주 마주치나요?" "아니요. 그것도 잘.."
두어번의 질문이 오간 후, 의사는 아이 이름을 부르고는 아이가 의사를 쳐다보자 별 일 없다는 듯 이야기했다.
발달이 느린 정도인데, 정 걱정되면 언어치료를 추천한다고.
그렇게 아이의 24개월 영유아검진은 지나갔고,
아이가 추적관찰 소견을 보인 건 36개월 차 영유아검진 때였다. 그 때에도 아이가 할 줄 아는 단어는 100단어 이하였고
문장으로 말하는 것도 버거웠다. 의사 쌤은 병원 추천까지 해줬는데 그 당시에는 공포가 더 커서 검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학병원에 대한 아이의 거부반응이 너무 쎄서 엄두를 못 낸 것도 있다. 돌이켜보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
언어치료와 놀이치료만 병행하며 48개월이 다가왔고
48개월 차에도 추적검사 요망을 받았다. 아이는 점점 발전했지만 그 발전속도가 느려 심화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언어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의사쌤이 알아서 그런지 또 추적검사 요망이 나왔다.
48개월 영유아검진 때에는 다행히 기록을 남겨놨었다.
그리고 60개월,
이번 60개월과 다른 영유아검진의 차이점이 있다면 의사 선생님이 비교적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60개월에는 질문의 난이도가 그 전과 사뭇 달라지는데, 그래서 좀 더 평가항목이 세분화되는 느낌이었다.
우선 48개월 때와 마찬가지로 시력검사가 있는데 48개월 때에는 전혀 하지 못했던 시력검사를 60개월 때에는 다행히 진행할 수 있었다.
그건 아이가 자란 덕분이기도 했지만, 소아과에 설치된 시력검사 그림이 좀 더 아이 취향에 맞아서이기도 했다.
한글이 없었고 숫자나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아이 입장에서는 좀 놀이하듯(?) 맞출 수 있었던 것.
의사 선생님은 아이가 시력 검사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몇가지 질문(예를 들어 1+1은 뭔지?)에 답하게 하고
그림을 그려보라 하고, 닭싸움 자세로 뛰어 보라고 시켰다.
아이는 대체적으로 다 수행했으나 일상 질문에서 막혔다. 쉬운 질문에도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부모가 대신 설명하게 되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문답에 적어서 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게 같은 질문을 다시 건넸다.
결과적으로 이제껏 한 영유아검진 중 의사 면담이 제일 길었던 것 같다.
결과
아이는 이번에 처음으로 사회성과 언어에 '심화평가 권고'를 받았다.
인지는 조금 느린 정도인데 인지의 속도에 비해 언어의 발달과 사회성 발달이 많이 느리다는 것.
예상하고 있던 결과였다. 영유아검진을 바탕으로 병원검사를 예약하려고 심화도 각오하고 있던 터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이번 심화평가로 국가에서 검사비를 조금 지원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2024년부터 정책적으로 발달검사비를 지원하는 항목이 새로 생겼는데 그 조건이 '심화평가'를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24년 이전에 '심화평가'를 받은 경우라면 중복이라서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했다.
정책이 좀 이상했지만, 아이의 경우 조건이 충족되어 검사비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었다.
영유아검진 발달검사비용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정보는 지난번 글에서 정부정책 링크와 함께 올린 바 있다.
발달지연에 대한 국가사업 정보 (발달지연 영유아 국가지원 종합안내서)
이제 영유아검진은 한번 남았다.
그 때를 위해 또 열심히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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