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대상자 선정 후 쓰는 후기
7월에 지원했던 특수교육대상자에 합격(?)했다. 특교자 합격...! ㅠㅠ
이제 아이는 만 6세가 되는 시점에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유치원으로 이동한다.
특교자를 신청하는 시점에는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 반, 그래도 됐으면 하는 마음이 반이었는데 막상 특교자 합격 통지서를 받으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아이가 이렇게 뒤떨어졌다는 통보인 건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정리되었고, 더군다나 떨어졌다는 주변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결과적으로 매우 잘되었다는 마음이 생겼다.

특교자 신청 절차 (해당 지역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음)
특교자는 매년 정기적으로 뽑으며, 정기 모집 기간이 끝나면 추가 모집을 받는다.
정기 모집은 빠르면 7월, 늦으면 9월 중에 받는데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수교육청에 공고가 뜬다.
서울 같은 경우는 서울 서부특수교육청, 남부특수교육청, 이런 식으로 몇 개의 구끼리 묶어서 특수교육청이 마련돼 있으므로 살고 있는 구를 관할하는 특수교육청을 찾으면 된다. (네이버에 검색해도 쉽게 나옴)
특교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청서를 작성하고 발달검사지, 또는 의사의 진료소견서, 진단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런 서류가 필수는 아니다. 왜냐하면 특수교육청에서도 따로 검사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것도 없이 신청서를 내면 안되고 아이의 발달지연을 보여줄 수 있는 서류 하나는 있어야 한다.
신청서를 작성할 때 희망하는 유치원을 1,2,3지망으로 적어서 내는데, 신청 시 유치원 정보도 함께 제공하므로 참고해서 작성하면 된다. 신청은 보통 온라인으로 이뤄지며 이후에는 개별로 전화가 온다. 통화로 시간을 지정해 특교청의 검사 일정을 받게 되는데, 이 검사가 전문적인 검사일 수도 있고, 간단한 문진과 아이 면접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신청자는 특교청에 한번 방문해야 하며, 그 때 향후 일정에 대해 자세히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아이가 특교자에 선정되었다는 통지는 문자로 통보되며, 통지서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닌다면 유치원에서 전달받을 수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닌다면 특교청에 따로 방문해서 직접 수령해야 한다. 특교자에 선정 되었다는 것은 아이가 다닐 유치원도 이미 정해졌다는 뜻이므로 (신청서에 적은 1,2,3지망 중 하나로 배정됨) 그러므로 유치원을 따로 알아볼 필요는 없고, 받은 통지서를 정해진 유치원에 직접 가서 제출하며 절차는 마무리된다.
후기
우리는 이미 만4세 때 받은 풀배터리 검사결과지가 있었다. 10개월정도 경과된 검사결과지였으나 특교청 심사에 받아들여졌다. 사실 그 즈음 만 5세 검사 시행을 앞두고 있었는데, 특교청에서는 심사 기간과 검사결과 나오는 기간이 다르다며 과거의 검사결과로 심사하겠다 답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다행이었는데, 만 4세 때 결과가 참혹하여(...) 간단한 부모의 문진과 아이의 놀이상태 관찰만으로 특교자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특교자 신청까지 고민이 많았다. 왠지 아이가 차별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느린 아이들끼리 모아두면 무슨 발전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크게 문제 없이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을 초등 입학 전까지 다니면 되지 않을까? 게다가 어린이집은 보육의 개념이라 맞벌이 부부에게는 최적의 기관이었다. 1시만 되어도 데리러 오라는 병설유치원에 비해 어린이집은 저녁 7시까지 아이를 맡아줬으니 일하는 엄마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했다. 만 3세부터 신청하는 특교자를 만 5세가 되어서야 신청했던 건 그런 우려와 걱정, 그리고 미래에 있을 불편함 때문이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랬다. 유치원을 특교자로 다니는 것은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을 받는 거나 다름 없다고.
그 말에 설득됐다. 일반 아이들과 섞여 지내는 어린이집에서는 결국 방치될 수밖에 없다는 말도 와닿았다.
아이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그만큼 소통도 적어서,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 수업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 예컨대 아이는 숙제와 정규 수업은 따라가는 편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집단 놀이는 하지 못했고 장난 치는 것 외에 대화를 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에는 또래 아이들이 전부 대화를 잘 하지 않으니 잘 몰랐는데, 다섯살이 지나자 그 격차가 확연해졌다. 특히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두드러졌다. 그렇다면 7살이 되면? 다들 초등을 준비를 하는데 우리 아이는 계속 혼자 놀 것인가? 계속 방치할 수는 없겠다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 상담
특교자를 신청하고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선택에서 또한번 주저함이 생겼다.
특교자는 도움반이 있는 병설유치원에 배정되는데, 아이가 제 1지망이 아닌, 2지망 유치원에 된 것이다.
그곳은 차량으로 10분 정도 걸리고 마을 버스로 15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걸어서 가는 것은 어려웠다.
게다가 치료를 제공하는 기관과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매일 차를 끌고 다녀야 했다.
'집 앞에는 도움반이 없는 병설 유치원이 있는데, 거기를 보내는 게 낫지 않을까? 일반 병설 유치원에 가게 되면 치료수업도 가깝고 모든 생활권이 도보가 되는데....'
그 점 때문에 유치원 선생님의 전화가 올 때까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뒤늦게 유치원 상담을 가게 됐고 결과적으로 특수선생님이 있는, 집에서 먼 그 유치원에 가기로 결심했다. 아이가 다닐 유치원의 특수교사의 열정 때문이었다.
유치원 특교자 프로그램의 장점
1시간이 훌적 넘는 상담 시간동안 정성껏 설명을 이어가던 선생님.
그 설명을 듣다보니 그동안 갖고 있었던 편견이, 정말 편견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하게 나열하는 장점들 마저도 너무나 많았으니까.
1. 완전통합 교육 : 일반 아동과 분리되는 시간이 전혀 없으며 특수교사가 개입해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개별화 교육 : 부모와 특수교사, 담임교사가 회의를 거쳐 아이를 위한 1:1 목표를 마련하고 이를 적용한다.
3. 방과후교육: 특수에듀케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를 위한 방과후가 가능하고, 6시까지 보육이 가능하다.
4. 적극적인 개입: 특수교사나 실무선생님 중 한명이 항상 담임 교사와 함께 참여해 아이의 어려움을 도와준다.
5. 훌륭한 시설: 초등학교 부지를 함께 쓰기 때문에 시설이 크고 넓으며 교구가 다양하다.
아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하는 선생님을 보며 내년 기대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년에 정말로 프로그램을 경험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직접 경험하는 것과 밖에서 듣는 것은 다르니까.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한민국의 유치원 특수교육이 생각보다 세심하고 잘 짜여져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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