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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동 전문가의 조언 정리 (#자폐성향 #언어지연 #발달지연)

by 제이제이 99 2024. 11. 26.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발달지연에 대한 아동양육 상담을 다녀왔다.

항상 느끼는 건데 요즘 복지관 프로그램들은 왜 이렇게 잘 되어 있나...

복지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사회복지사에 대한 존경심이 들 수밖에 없다. 다들 왜 이렇게 밝고, 적극적인지.  

 

발달지연을 대하는 관점은 직업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특수 치료사와 의사의 관점이 다르고, 특수교사의 관점은 또 다르다. 처음에는 누가 맞냐, 누가 틀리냐에 집중했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달지연이든, 발달장애든 이러한 성격의 것들은 전부 다 증상에 의한 판별이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이상이 아니라면, 원인이 불명인 경우가 굉장히 많고, 그래서 진단 또한 겉으로 드러난 행동의 관찰로 이뤄진다. 원인이 불명이니 치료 또한 명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사는 임상을 믿고, 치료사는 치료 경험을 믿으며, 특수교사는 자신이 보아 온 아이들의 성장가능성을 믿는다.  

 

결국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누가 맞냐에 집중하기 보다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그 기준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특정 치료에 집중하든, 아이의 경험에 집중하든 아니면 약물을 알아보든 그것은 엄마의 선택이지 나쁘다 좋다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아이의 증상이 애매하면 애매할 수록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에 타인의 말에 휘둘리기보다는 취사선택하여, 가볍게 보면 "이상한 관심" "심한 집착" "과잉반응" "조금 더 느림"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아이의 행동을 어떤 방식으로 중재시키거나 소거시킬 수 있을까, 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겠다.   

 

어쨌든 이번 프로그램으로 우리는 경력이 굉장히 많은 특수교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고, 2시간 가까이 되는 심도 있는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한차례 강연으로 만난 적 있는 아동전문가라 신뢰가 갔고, 내용 역시 실질적인 양육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프로그램 

아빠의 양육, 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프로그램은 15분 정도의 아이 관찰에서 이뤄진다. 

아빠가 아이와 노는 방식, 아이가 혼자 노는 방식을 교사가 관찰하고 이를 상담으로 풀어내는 식인데, 

상담 내내 아이는 놀고 있으므로 관찰을 15분보다 훨씬 더 길게 한다고 봐야겠다. 

아이가 기존에 받았던 검사, 기관에서의 태도, 평소 습관 등을 자세하게 상담할 수 있었고 

특수교사의 특성 상 아이를 아이 자체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훨씬 넓은 수용 태도와 함께)

보통의 아이 관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가 가진 어려움을 장애나 불가능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어려움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서 상담을 하면 실제로 양육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상담결과

- 아빠가 아이와의 놀이에서 참여자이기보다 지원자 역할에 집중한다. 그래서 아이의 놀이 의도, 계획을 묻는 질문을 반복해서 하게 되는데, 아이는 질문에 답하지만 따라가진 않으므로 최소한의 협력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교사와의 활동에서 교사가 반응적으로 호응하니 교사의 호응에 맞춰 다음 이야기를 연결해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 아이는 굉장히 평화주의자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부모의 말을 잘 따르고 순하다. 그러나 상호작용이 아닌 명령식  양육을 하다보면 초등 이후가 되었을 때 아이가 감정을 풀 수가 없어 한꺼번에 폭발시킬 수 있다. 감정 해소에 유의해야 한다.  

 

- 아이는 현재 어휘 선택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으며 신중하게 말을 골라서 한다. 언어에 대한 부분에서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부모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 아이는 처리속도가 느리지만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분명하니 아이의 대답을 기다려야 한다. 

 

- 아이와의 놀이에서 아빠가 참여자가 되려면, 아이 놀이과정과 연결된 시도를 해야 한다. 예컨대 아이가 경찰차를 만들면

아빠가 소방차를 옆에서 만들 게 아니라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 아이가 새롭게 습득한 어휘들을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 아이가 습득한 지식을 잘 봐뒀다가 실제 경험을 통해 사회적 정보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게 효과적이다. 

 

인상깊었던 점 

이번 상담에서 특히 좋았던 것은, 단순히 조언이 아니라 선생님이 아이와 직접 대화하고 놀아주면서 시범아닌 시범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양육자, 특히 아빠들에게는 처음 하는 시도가 많고, 그래서 말로만 했을 때에는 와닿지 않거나 흘려들을 수도 있는데, 직접 시범을 보이게 되면 아이의 반응도 함께 살필 수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다. 

 

또한 의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교육적인 접근이라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를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워야 아이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될지에 대한 내용이므로 부모 입장에서 부담없이,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회복지사 선생님도 참관했는데, 선생님이 상담 결과를 따로 메세지로 기록해 줬다. 발달기록지 같은 종이 형태가 아니라, 카톡 메세지로 메모한 듯한 결과로 보내줬는데, 이러한 방식은 엄마 아빠 사이에서 전달도 쉽고 잊어버렸을 때 보기도 편해서 실질적인 양육에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상담을 진행한 후 2주 정도가 지났을 때 한번 더 연락이 왔다는 사실 또한 인상 깊었다. 아이의 상황을 체크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메세지는, 연락을 망설이는 많은 부모들에게 특히나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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