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

[장난감 리뷰] 58개월 아이의 레고 후기 (#6살 #느린아이)

by MJKU 2024. 3. 26.

 

레고 11030 패키지

아이가 레고에 관심이 있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다. 

1. 자동차에 대한 과한 집착, 다른 장난감에 큰 관심 없음 

2. 듀플로 레고에 대한 무관심 

 

영유아가 사용하는 큰 레고는 "듀플로 레고"라고 한다.

보통의 레고보다 훨씬 크고 옥스**나 다른 블록 회사에서도 많이 만든다. 아이의 경우 4살 때 듀플로 레고를 처음 접했는데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우선 "쌓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인데, 쌓는 것보다는 무너트리기에 바빠서 당시 어린이집에서도 말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상하게도 어린이집에 있는 벽돌처럼 생긴, 아주 큰 블럭에는 관심을 보이는 듯 했으나 레고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4살부터 5살 후반까지 2년 내내 듀플로가 있었음에도 크게 손대지 않아 이만 처분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므로 듀플로보다 작은 보통의 레고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레고 매장 방문, 의외의 관심? 

 

우연히 대형마트 안에 있는 레고 섹션에 들어가게 됐다. 레고 매장 중앙에 아이들이 놀 수 있게 끔 레고를 깔아둔 곳이었는데 작은 수영장(?) 처럼 만들어놓은 공간에 들어가 물 대신 채워져 있는 레고를 맞추며 노는 곳이었다. 크기가 크지 않아 아이들 서너명 정도 놀면 가득 차는 그런 곳. 우리 아이가 들어가면 민폐가 되지 않을지 걱정부터 됐다. (볼풀장에 들어가면 꼭 볼풀을 서너번 밖으로 던지기에;;;) 그런데 블럭을 맞추고 있는 아이들을 보자 던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 건지 서서히 맞추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레고의 종류 

아이가 노는 사이 매장에 비치된 레고를 유심히 살폈다. 우선 아이들용으로 깔려 있는 레고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형태가 전부였다. 직사각형 블럭, 정사각형 블럭, 그리고 가끔 조금 더 긴 블럭.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모양을 만들며 초집중 상태였고, 우리 아이도 벽(?)과 계단을 만들며 집중했다. 눈에 띄는 건 레고 블록의 색깔이었는데,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색감이었다. 형광 핑크나 베이지 계열, 민트색 등의 색깔을 가진 화려한 블럭들이 눈에 띄었다. 어른 눈에도 예뻐 보이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블럭의 신형(?) 색감에 아이도 관심이 많은 눈치였다. 아이가 블럭으로 한참 노는 동안 매장에 있는 레고를 살펴 보았다.

레고는 보통 연령별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그것 말고도 '테마가 있는 레고'와 '테마가 없는 레고'로도 분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 쪽에는 소방서, 경찰서, 해리포터, 수퍼마리오... 이런 식으로 주제가 있고 이에 필요한 레고들을 모아놓은 상품이 있었고, 다른 쪽에는 기본 블럭들만 모아두고 마음대로 창작하게 만들어둔 레고 세트가 있었던 것이다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듯...). 진열된 레고를 살펴보며, 노는 아이를 관찰하며, 레고에도 단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단순히 연령별 단계가 아닌, 아이의 특성에 따라 바뀔 그런 단계. 

 

레고에도 단계가 있다

조카와 아이를 비교해 보면, 뭐든 조립해내는 조카와 달리 아이는 조립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조립 뿐만 아니라 색종이접기, 가위질도 싫어하기 때문에, 사실 소근육이 덜 발달되서 조립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일반 레고는 듀플로의 5분의 1? 아니 10분의 1도 안될 정도로 작은데도 초집중을 하는 것이다. 살펴보니 아이의 조립에는 나름의 '목적'이 있었다. 벽을 만들고, 계단을 만들고 있었다. 문득 듀플로로 놀았던 작년이 생각났다. 듀플로는 각기 다른 테마가 있었는데 '집'과 '성' 테마에는 관심이 전혀 없던 아이가 '자동차'와 '놀이터' 테마를 만들 땐 그나마 적극적이었다. 지금까지는 레고를 통해 뭘 만들지 몰라서 손도 안댔던 걸까? 오히려 테마가 없는 단순 레고를 보니 계단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걸까?

레고 매장에서 40분을 보낸 아이에게 감동(?)한 엄마는 당장에 클래식 레고 세트를 사들고 왔다.

 

레고 구매 규칙? 

신기한 건, 아이가 작은 레고를 갖고 놀기 시작하면서 듀플로를 꺼내 들고 오는 횟수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뒤늦게 듀플로에 눈이 트인 것일까? 작은 레고로는 네모, 십자가, (단순한 형태의) 경찰차 등을 만들어 놀고, 상대적으로 특수 부품(?)이 많은 듀플로로는 기차, 미끄럼틀, 그네를 만들어 논다. 놀이가 조금은 확장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듀플로 처분을 미루고 나름의 레고 구매 규칙을 만들었다. 

 

1. 단순한 형태의 레고를 사서 충분히 적응시킬 것. 

2. 듀플로는 중고로 사더라도 레고는 새 제품을 살 것. 

3. 추후 레고 테마를 살 땐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로 한정해서 살 것. (ex: 소방서 세트, 구급차 세트) 

 

새 제품을 사야겠다 마음먹은 이유?

 

듀플로는 통상 사용 기간이 2년 정도이지만 레고는 평생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해서 노인 센터에도 있는 걸 보면;;;) 최소 초등학교까지만 갖고 논다고 해도 6,7년은 쓰니 오래쓴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말은 반대로 하면 새 것같은 레고 중고는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

듀플로의 경우 사실 물려받은 것들도 많다. 듀플로를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의 성향을 파악했다 싶었지만, 한편으론 레고에 관심 없는 게 혹시 레고가 아이 눈에도 낡아 보여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새 레고를 한참 갖고 노는 모습을 보니 더 그랬다;;) 레고는 당분간 테마 없이 클래식으로만 구비할 생각인데, 정해져 있지 않은 모양을 상상하고 그대로 만드는 게 아이의 상상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