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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서울 어린이병원 언어 치료 후기 (#서초어린이병원 #시립어린이병원)

by MJKU 2022. 8. 12.

일명 서초어린이병원, 시립어린이병원이라고 불리는 서울어린이병원은 서초구 헌릉로에 있는 어린이 전문 병원으로 소아과, 재활의학과, 소아정신과, 치과 등의 진료를 보고 있다.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고 (가장 가까운 역은 양재 시민의 숲 역) 주변에 주택가도 없는 편이라 병원 역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언어치료는 유명하지만 접근성도 그렇고 대기도 길다고 알려져 처음부터 도전 안하는 엄마들도 있기 때문.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 때문에 언어치료를 수월하고 쉽게 받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있다. 

 

병동복도(언어치료실 복도)

 

서울 어린이병원에서 언어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진료를 보고 대기를 걸어야 한다. 아이가 어릴 경우 (40개월 이전) 재활의학과에서 비교적 쉽게 진료를 볼 수 있는데 우리 아이같은 경우는 28개월 정도에 재활의학과 진료를 보고 언어센터에 대기를 넣어놨었다.

재활의학과에서 진료를 볼 당시 언어검사도 대기가 길어 베일리 검사를 신청해 놓은 상태였는데 개인 사정으로 베일리 검사를 놓치게 되었다. 언어수업 대기도 6개월 - 1년 걸린다고 했고, 곧 이사도 갈 예정이라 사실 어린이병원과 별 인연이 없을 줄 알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언어수업 대기는 계속 걸려 있었고 이사가야 하는데 집도 안 나가고;;; 그 사이 4개월이 흘러 갑자기 수업에 자리가 났다고 연락이 왔다. 

 

어린이병원 언어센터는 6개월동안만 받을 수 있다. 중간에 이사로 포기를 하더라도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업을 하기로 했고 언어 주 1회 놀이 주 1회 하고 있던 사설 수업을 관두고 어린이병원 언어수업 주 2회로 옮겼다. 옮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혜택은 비용이다. 

 

사설센터: 회당 40분 수업 + 부모 상담 10분 = 총 50분 / 6만원 / 보험혜택 없음 

어린이병원: 회당 30분 수업 + 부모상담은 쉬는 시간에 하거나 전화상담으로 대체 = 28000원 / 실비적용 

 

정규 가격이 사설의 50%인데, 여기서 실비가 적용되고, 병원 내 기관이기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의심스럽게 볼 일도 없다. 실제로 우리 아이의 경우 베일리검사 놓치고 사설 기관에서 받은 검사도 증빙이 되는 상태가 아니라서 보험사가 볼 땐 아무 검사도 없이 의사 초진만 보고 언어센터에 들어간 상황이 되었다. 보험사에서는 당연히 진단서 가지고 와라, 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

이 일로 언어수업 중간에 부랴부랴 치료사님한테 말씀드렸더니... 병원에서는 우리가 사설기관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넘겼고, 정작 우리는 사설 기관에서 그냥 수업받다가 넘어온 상태였다. 다행히 중간에 의사 진단서를 받았고 이걸로 무난히 실비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수업 자체가 개인병원이 아닌, 시립병원 내의 언어센터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쉽게 넘어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실비를 적용해 본 결과 언어수업 비용은 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부모가 소득이 있는 경우 정부에서 주는 바우처 혜택도 못 받는데, 실비가 적용되니 다행이다.

수업 비용은 언어치료 기준이며, 놀이치료나 작업치료는 비용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두번째 장점은 치료사 분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 오래 일한 분들이 많고 수업 횟수와 수입이 직결되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훨씬 안정적이다. 치료사의 휴가를 보장하기 떄문에 수업이 빠질 때도 있지만 비는 시간에 따로 보충을 잡아주시거나 정해진 6개월보다 조금 길게 기간을 배려해주는 경우도 있어 불만은 전혀 없다. 

 

세번째 장점은 치료실 자체가 넓다는 것. 사설기관은 2평 남짓한 '방'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하는데 여긴 '거실'에서 수업하는 느낌이다. 사설 기관보다 최소 2배는 크고 그러다보니 장난감과 교구의 수도 많고... 무엇보다 밝다. 그래서인지 낯설고 어두운 장소 안 좋아하는 아이는 여기를 병원이라고 생각 안하고 놀이교실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면서 뛰어들어감;;)    

 

네번째 장점은 회당 비용으로 계산한다는 것. 아무래도 병원이기 때문에 진료 받을 때마다 수납하는 것처럼 언어수업도 아이가 수업에 들어간 후 수납하러 내려가는 방식이다. 사설 기관은 과외처럼 8회, 4회 선납을 했기 때문에 맞벌이 부모로서 그 횟수를 체크해야 하는 피곤함이 있었다. 또한 당일취소를 하게 되면 수업일수를 제한다는(?) 규정도 있고 그러다보니 아이가 열이라도 생기면 일부러 병원을 가서 진단서 끊고 그랬었다 (꾀병이 아님을 증명). 한두번만 이런 일이 생겨도 예민해지는데 아예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 휴가나 다른 일정이 있으면 치료사 선생님과 상호간에 협조만 구하면 되니 얼마나 편한지...  

 

다섯번째, 선생님이 안 바뀌니 효과가 빠르다는 것. 실제로 3개월간 사설 기관에서 놀이 주1회 언어 주1회 수업을 받았을 땐 선생님이 한번 바뀌었다. 사설이다보니 선생님 관리가 잘 안되는 건지... 그런데 어린이병원은 선생님이 잘 안 바뀐다. 인터넷 글에 5년전 에 잘한다고 올라왔던 선생님이 지금도 그대로인 걸 보면...  한 달동안 선생님과 친해진 아이는 갑자기 자발어가 늘고 선생님과 노는데 익숙해진다. 사설기관과 어린이병원의 선생님 수업 스킬에 엄청난 차이가 있고 그런건 아닌 것 같다. 단지 더 안정되고 더 친절하고 더 세심할 뿐.

 

수업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중간에 놀이치료도 받아보려고 했는데 놀이치료는 정신과의 영역이라고 했다;;

즉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놀이치료 수업 대기를 할 수 있는 것... ㅜㅜ 

 

다만, 수업 1개월 차에 한단어 위주로 말하고 호명반응은 40%정도였던 아이가

수업 4개월이 막 넘어간 지금은 3단어 연결 문장을 많이 하고 종종 4단어 문장도 하고, 호명반응은 60% 이상 올라온 걸 보면 6개월 차에는 놀이수업 자체가 아예 필요없을 정도로 발달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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