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세계에서 손꼽힌다는 대한민국 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과 30분도 안되는 거리에 살면서도 전쟁기념관 가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느낌이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전쟁의 역사에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 대한민국 전쟁기념관은 규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며
외국인의 필수 방문코스라는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니 외국인이 한국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에서도 두어번 전쟁기념관이 나왔었구나 싶었다.
그 프로그램 안에서도 외국인들은 참으로 진지하게 이곳 저곳을 훑었었다. 그런 곳을 자국민이 안 가보는 게 말이 되나?
아이랑 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전쟁기념관은 입구부터 엄숙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목숨을 잃은 병사들을 일일이 벽에 새겨 추모하고 있었다.
그 자체로 이미 아우라가 대단해서 그 앞에 서면 저절로 전쟁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 전쟁의 느낌을, 분위기로 설명해준다고 해야할까.

전쟁기념관은 외부도 컸고 내부의 규모도 상당했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거라 한시간 안에 나올 생각이었는데
한 구간의 입구로 들어가 전시를 보기 시작하면 출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전시가 계속 이어진다.
게다가 고증을 철저하게 해놔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구간이 많았다. 베트남전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편지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 내용을 읽고 있었다.

벽면에 붙은 메세지들...
이런 메세지들이 곳곳에 붙어 있다. 하나같이 한번쯤 생각해 볼 문구들이다.
새삼 우리나라 박물관과 갤러리가 전시를 얼마나 잘해 놓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 내셔널갤러리,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도 가 봤지만 전쟁기념관이 이들 박물관에 비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굉장히 체계적으로, 영리하게 전시해놓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홀 중앙에 거대한 거북선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거북선은 어린 아이들의 눈길을 특히 사로잡았다.
전쟁기념관은 유아를 데려오기 어려운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홀 안의 거북선도 그렇고 박물관 바깥의 분수나 조경은 아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영유아보다는 초등학생, 중학생이 왔을 때 더 빛을 볼 장소이긴 하다.
아이들과 전시를 둘러보고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전시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삼각지역을 이용할 수 있고 (11번 또는 12번 출구에서 도보 4분), 차량 이용 시 2시간 정도 주차도 4천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전쟁기념관 앞마당은 공원처럼 꾸며져 있고 카페도 있어서 아이와 가볍게 나들이하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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