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는 아이의 풀배터리 검사가 있었다.
52개월 차 아이의 풀배터리 검사...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크게 권장할만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를 이해하는 데 나름 도움이 되기도 했는데, 아이의 성향과 부모의 성향 파악, 아이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지 등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치료 방향의 가닥을 잡았다고 해야 할까.
풀배터리 검사 이후 생각나는 큰 가닥은 아래 네 가지에 대한 방향이었다.
1. 미술치료를 권장하나, 아이 주도가 아닌 미술치료는 역효과가 나니 하지 말 것.
2. 카메라 찍기 놀이를 시킬 것.
3. 소근육 발달을 열심히 시킬 것.
4. 부모와의 사회성을 늘린 후, 놀이치료를 생각할 것.
그 중 2번은 굉장히 강조되었는데, 아이의 시선이 너무 불명확(?)해서 그런 것 같다.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려면 먼저 아이의 시선이 어디에 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우니 카메라 놀이를 통해 아이의 시선을 확인하라는 뜻 같았다.
문제는 아이가 카메라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것. 휴대폰을 여러 번 손에 들려줬지만 휴대폰 카메라에는 통 관심이 없어 보였다. 열심히 알려줘도 돌아서면 잊어버려서 한번 찍을 때마다 들이는 수고가 너무 커서 금방 포기하게 됐다. 그러다가 온라인을 뒤져 뒤져 찾은 게 바로 유아용 카메라.
"2만원 중반 - 3만원 후반" 정도로 가격 책정이 되어 있는 토이카메라 수준의 카메라. 조금 고민하다 구매했는데 고민이 무색할만큼 첫날부터 아이가 카메라에 빠졌다;;;
유아용 카메라 상세정보
구매가격: 2만원 후반
구매처: 쿠팡
기능: 사진 촬영 / 동영상촬영 / 셀프카메라 / MP3 플레이어 / 플레쉬 / 줌 / 메모리 삽입 가능
부속품: 카메라 목걸이, USB연결선
유아용 카메라는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데, 크게 플래쉬가 켜지는지 안켜지는지와 동영상 같은 부가기능이 있냐 없냐로 나뉘는 것 같다. 다른건 필요없어도 플래쉬는 있어야 할 것 같아 그 부분을 중요하게 봤는데 플래쉬가 있으니 확실히 더 카메라 같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마이크로 sd를 삽입해서 쓸 수 있는데 32기가 칩을 5천원 정도 주고 사서 꽂으니 찍을 수 있는 사진이 50장에서 1만 6천장으로 대폭 늘었다;;;
휴대폰 카메라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던 (혹은 안하던) 아이는 셔터를 한번 누르자마자 한시간 내내 사진기로만 놀았고;;;;
대체 뭘 찍는 지 알 수는 없지만 500장이 넘는 사진을 남겼다. 참고로 사진은 하나씩 지우는 기능은 없고 한번에 지우는 기능만 있어서 컴퓨터에 사진을 옮겨서 선별해야 했다;;; 그걸 모르고 카메라 내부에서 하나 지우려다 전체를 다 지우는 실수를 범했다.. (아이는 모름....)
카메라 구매한 첫 날의 성과는 아이의 초점이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 시험삼아 좋아하는 인형들 대여섯개를 번갈아 들고 다니며 찍어달라고 했는데, 아이는 깔깔깔 웃으며 사진을 찍어댔고, 너무 다행스럽게도... 10장 중 8장 정도는 프레임 안에 인형이 들어와 있었다. 사진 자체는 인화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애초에 인화할 생각도 없었으므로 만족스럽다.
중간에 사진을 연결하다 케이블선이 빠져서 카메라 자체가 먹통이 되었는데 그럴 때를 대비한 리셋 기능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잘 산 선택. 이제 아이에게 제대로 사진 찍는 법을 알려주고 사진을 통해 관찰력을 길러줘야겠다.
카메라 촬영을 통해 아이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은 좋은 발달자극이었던 셈.
댓글